가르쳐 준 대로만 하면

그대로 하면 그 맛이 난다고 했다. 시음한 커피가 너무 맛있었다. 집에서도 가르쳐 준 대로만 하면 그 맛이 난다고 하여 원두를 사 왔다.

표시된 만큼 원두를 넣고, 누르고, 알려준 만큼 물도 넣었다.

맛이 없지는 않았지만, 완벽히 그 맛은 아니었다. 뭔가 달랐다.

하기야 이렇게 쉽게 그 맛을 낼 수 있다면, 그가 거기서 계속 그 커피를 팔 수도 없을 것이다. 너도나도 다 덤벼들어서.



2020/01/31 08:40 2020/01/31 08:40
 

부끄러워서

새벽 잠을 설칠 때 가끔 신문이 배달되는 소리를 듣는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거의 동시에 신문이 바닥에 떨어진다.

도대체 얼마나 일찍 배달되나 궁금하기도 했을 텐데, 아직 한 번도 그때 시각을 확인한 적이 없다.

이 소리를 들을 정도면 잠은 이미 달아났을 테고, 일어나서 뭔가 해도 되는데 이불 속에서 버티고 있는 것이 부끄러워서 차마 시계를 못 봤던 것은 아닐까?



2020/01/30 09:14 2020/01/30 09:14
 

쿼런틴

'쿼런틴(quarantine)'이란 말은 양자 이론을 다룬 동명(同名)의 SF 때문에 알게 되었다. 그렉 이건이 지은 이 책을 헌책방에서 힘들게 구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녹색 창에서 '쿼런틴'을 처음으로 검색해 보았다.

quarantine은 "(전염병 예방을 위한) 격리, 교통 차단, 검역소, 검역의, 검역하다"는 뜻이다. 'forty(40)'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quaranta, '40일간'을 뜻하는 quarantina에서 나온 말이다. 19세기 전염병에 대한 공포가 컸을 때 항구에 정박하려는 배들은 미리 선상에서 검역당국의 검사를 받고 clean bill of health를 받아야만 입항할 수 있었던 데서 비롯된 말이다. 이 clean bill of health를 받지 못하면 40일간 항구 밖에서 격리되어 있어야 했다 [네이버 지식백과] quarantine (교양영어사전2, 2013. 12. 3., 강준만)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2076801&cid=41810&categoryId=41812

어제 TV 뉴스 화면에서 'quarantine'을 언뜻 본 것 같다. 19세기 전염병 때문에 등장한 말이라는데, 21세기인 지금도.

세계가 너무 잘 연결되어 있다. 문득 잠복기가 한 달 정도이고 치사율이 아주 높은 어떤 질병이 발생하면, 한 방에 인류가 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두려움이 엄습한다.



2020/01/29 08:49 2020/01/29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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